말 많고 탈 많은 이화전기 그룹 3사(이아이디, 이트론, 이화전기)가 지난 9월 1일 상장폐지 되면서 이화그룹에 투자했던 수 많은 개미들이 피해를 보게되었다. 투자했던 기업의 방만한 경영으로 상장폐지가 된 것으로 속터지는데 그 가운데 미심쩍은 사건들이 밝혀지면서 올해 정기 국감에서도 다루어졌다. 그래서 가져왔다. <이화그룹 사태 총정리, 원인과 전말… 아직 끝나지 않았다…>
1️⃣ 이화전기그룹? 🔌
이화전기는 1965년 설립된 이화전기는 배수윤, 배수억 형제가 설립한 전력변환기기 전문기업으로 1969년 전력변환기기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최초로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를 개발했고, 지하철용 대용량 몰드변압기와 주파수변환기, 항공기 지상전원공급장치 국산화에 성공했다.
1978년에는 방위산업체로 지정받아 국가 방위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원자력발전소 전원설비, 지하철 전원설비, 민간부문 전원설비 등의 국내외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2002년 진흥기업에 매각된 이후 이화전기는 2012년 휴대폰 힌지(Hinge) 모듈 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이아이디의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코스피 상장사인 이아이디를 이화전기 그룹사에 편입하였고, 2018년에는 ICT인프라를 공급하는 코스닥 상장사 이트론을 인수하였다.
이화전기 그룹은 개성공단에 공장을 두고 있었기에 대북 테마주로도 유명해서 남북관계 이슈에 따라 변동성이 큰 종목 중에 하나이다.
2️⃣ 이화전기그룹의 몰락 💥
2002년 진흥기업에 매각된 이화전기는 2005년 창사 이래 최고매출액인 728억원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하였으나, 이후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다 2012년부터는 3년 연속 적자경영이 지속됐다.
계속된 영업손실에 시달리던 이화전기는 2015년 10월 경영진의 횡령, 배임의 이유로 2016년 6월까지 약 8개월 간 거래정지를 당하게된다.
* 구멍뚫린 조회공시…이화전기는 어쩌다 휴짓조각 위기 몰렸나 (출처 : 이데일리)
당시 이화전기의 김영준 회장은 2014년 1월부터 1년 동안 이화전기공업과 계열사 회사 돈 775만달러(약 87억원)를 홍콩의 개인 회사로 보내 가로챘으며, 2012년에는 횡령한 회사 돈 18억원으로 자회사 주식을 차명계좌로 사들인 이후 허위 공시 등으로 주가를 끌어올려 7억원 상당 차익을 챙겼다.
2013년 6월에는 해외에 있는 자회사의 파산신청 사실을 공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105억원 규모로 이화전기공업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소액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혔으며,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후 자회사 파산 사실을 공시했다.
이후 주가는 18.49% 폭락하며 투자자들은 손실을 입게되었다.
김영준 회장은 이와같은 혐의로 인해 2018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6월과 벌금 10억원을 확정받았다. (이 나라의 사법 시스템에 화가난다 🔥)
* ‘이용호 게이트 연루’ 김영준씨, 횡령·주가조작으로 실형 확정 (출처 : 연합뉴스)
2016년 거래재개 이후 어렵게 유지되던 이화전기는 2019년 인도네시아, 이스라엘, 아랍에미레이트 등 해외 수출사업에서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며 연매출 5,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점차 정상 궤도에 오르는 듯 하였으나, 2015년 부터 이어진 경영진의 리스크로 인해 한번 더 위기를 맞게 되었다.
3️⃣ 이화그룹주 거래정지 ❌
이번 사태는 이화전기공업 김영준 전 회장이 구속되면서 시작되었다.
국세청은 검찰에 2016~2017년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를 비롯하여 비자금 횡령, 허위공시로 부당이득을 취득 등의 혐의를 취합하여 고발하였다.
*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 또 구속 반복된 ‘횡령배임’의 역사 (출처 : 아이뉴스 24)
이에 김영준 지난 5월 1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로 법정 심문을 받았고, 이날 저녁 법정 구속됐다.
같은날 한국 거래소는 해당 사실에 대한 이화그룹 내 상장사들에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거래정지와 해제를 반복한 끝에 5월 12일 이화그룹 3개 상장사(이아이디, 이트론, 이화전기)를 거래정지 하였다.
이 과정에서 거래소는 이들 기업이 혐의를 부인하거나 혐의 발생 금액을 낮춰 공시하자 주식 거래를 허용했지만, 공시 내용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후 다시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은 거래소의 이런 매매 거래 번복이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며 소리를 내었을 뿐만 아니라 이화그룹 주주연대는 이화그룹의 방만한 경영에 대해 주주행동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4️⃣ 상장폐지… 🤯
주주연대의 피눈물나는 호소에도 불구하고 한국거래소는 9월 1일 이화그룹 계열 상장사 3곳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 한국거래소 기심위, 이아이디·이트론·이화전기 상장폐지 결정 (출처 : 이코노믹 리뷰)
한국거래소는 “개선계획 및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그 밖의 공익 실현과 투자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의한 결과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고 밝히며 상장폐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해 이화그룹 3개 상장사에 투자한 소액주주 1만 명이 의기투합하여 지분을 15% 가까이 모아 주주행동을 시작하였다.
주주연대는 상장폐지가 결정된 이후 9월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어 개선 기간을 부여해달라고 요청하며 이화전기그룹의 쇄신을 부르짖었다.
* 피해주주연대 거래소, 이화그룹 3사에 개선기간 부여해야 (출처 : 아이뉴스24)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 이후 이화그룹 3개사는 이의신청을 하여 현재 재심사 중에 있다. (2023년 11월 17일 기준)
5️⃣ 피해규모 👁️
각종 범죄혐의로 인해 발생한 ‘이화전기 사태’로 인해 피해액이 정확히 집계되지 않으나 김현 주주연대 대표의 발언에 따르면 “피해자만 27만명이며, 피해 금액은 1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실제로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이아이디의 소액주주는 8만4548명에 달한다. 이들이 전체 주식의 75.19%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며 이트론의 경우 12만9472명, 이화전기 소액주주는 6만6586명이었다고 한다.
* 이화그룹 3社 상장폐지…소액주주 28만명 ‘울상’ (출처 : 한국경제)
문제는 5월 10일 거래정지 이후 이튿날인 11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사실과 횡령, 배임 혐의와 관련한 금액을 8억3000만원으로 공시하였고 생각보다 적은 금액에 한국거래소는 거래정지를 해제했다가 공시 내용이 사실과 다른 점을 파악하고 12일 오후 다시 거래정지를 하였다.
실제 한국거래소가 확인한 혐의 금액은 700억대였고, 거래정지와 해제가 번복되면서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가중시켰다.
거래가 재개된 5월 12일 3개 종목의 거래금액은 이화전기 2554억원, 이아이디 1760억원, 이트론 732억원에 달했고 다시 거래정지가 됨에 따라 이날 이화그룹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피해를 보게된 것이다.
6️⃣ 워렌버핏도 울고 갈 메리츠 증권의 기가막히 매도 ⁉️
10월 11일 금감원에서 진행된 국정감사에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가 참석하여 이화그룹과 관련된 사태에 대해 질의 받았다.
메리츠 증권은 이화그룹 3개사의 거래정지가 있기 얼마 전인 4월 18일 이아이디 주식 1062만6992주를 장내 매도했다.
앞서 4월 4일 이아이디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취득한 주식을 단 14일만에 전량 매도한 것이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 Bond with Warrant) : 발행기업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
이로 인해 주당 941원에 주식을 취득한 주식을 주당 평균단가 2,449원에 처분하였으며, 약 160억 원의 시세 차익을 냈다.
* 메리츠증권의 매도 이후 폭락했다.
이와 관련하여 메리츠 증권은 “이아이디도 이화전기와 마찬가지로 2차전지 테마주로 엮이면서 주가가 폭등했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주식으로 전환해 매도한 것”이라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채를 인수하고 처분한 것뿐”이라고 해명했으나, 이화전기와 관련하여 내부정보를 미리 알았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실제로 국감에서 이용우 위원은 “메리츠증권이 이화전기 주식에 대한 CB 투자를 통해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으로 전환해 빠져나가는 불공정행위가 있었다. 이는 투자자로서 증권회사로서 소액주주를 기만하는 행위이며, 메리츠증권의 내부통제가 미비한 것을 증명한다”며 “현재 금감원 국정감사 증인에 메리츠증권 대표이사가 채택돼 있는 것도 그 이유”라고 강조했다.
* 국감 오른 이화그룹 상장폐지 사태···거래소 ‘판단보류’에 재심 발표 늦어질 듯 (출처 : 이코노믹리뷰)
주주연대는 상장폐지인 7월 이와 관련하여 자본시장법상 미공개중요정보 이용과 관련하여 메리츠증권을 검찰에 고발했다.
* 11월 10일 메리츠증권과 이화그룹의 압수수색이 진행되었다.
7️⃣ 이화그룹 사태 총정리… 회고 🤦
오너 또는 경영자의 사법리스크와 속임수에 의해 기업의 미래를 보고 투자한 투자자만 손해를 보고 있다.
이런 일이 지긋지긋하게도 반복되고 있는데, 이번 사태의 한국거래소의 이해하기 어려운 운영과 투자자들을 두번 울리는 일부 증권사의 ‘낚시’가 더해지면서 피해를 키운 것 같아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시스템이 잘 작동하였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기전에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 이화그룹의 방만 경영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
거래소에 상장되어 ‘주주’가 주인이 되는 ‘주식회사’임에도 기업을 사유화하였던 김영준 회장이 100억대의 횡령으로 받은 처벌은 징역 2년6월과 벌금 10억원이 고작이었다.
심지어 김영준 회장은 빼돌린 비자금으로 고급빌라 매수 및 결혼식 비용으로 사용하였다.
뿐만 아니라 친동생인 김영선 대표에게 양도하여 차명지분을 바탕으로 옥중에 있으면서도 이화그룹 계열사에 대한 주요 의사 결정권을 행사하였다.
사기업의 경영 활동을 전부다 감시하긴 어렵지만 그들에 대한 처벌이 강력하게 이루어졌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가 일어났을까 싶다.
심지어 김영준 회장은 2000년대 초반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주가 조작사건 ‘이용호 게이트’의 배후로 수백억원대 불법 시세차익을 챙겼음에도 2년 6개월형만 선고받았다.
만약 그때 사법부가 강력하게 처벌하였다면 지금과 같은 일이 또 벌어졌을까?
▶️ 투자자들을 두번 죽인 거래소와 증권사 👁️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이화그룹의 불법 행위이나 더욱 화가나는 것은 여전히 국내 주식시장이 ‘기울어진 운동장 ‘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알았는지 몰랐는지에 대해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결과적으로 메리츠 증권은 일반 투자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거래를 했다.
뿐만 아니라 불법 행위로 경영자들이 검찰에 기소된 상황임에도 이화그룹의 공시만을 믿고 거래를 재개했다가 장중 거래를 중지시킨 한국거래소의 운영행태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보다 꼼꼼하게 확인했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빠르시일 내 이화그룹 3개사의 재상장이 이루어졌으면하나 현실적으로 봤을때 당장의 재상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사태가 일어날 때마다 국내 주식시자에 투자하는 것이 맞나 싶은 의구심이 드는데 제발 제대로 수사해서 피해자들의 화를 조금이라도 풀어줬으면 좋겠다.